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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中 화웨이·ZTE 밀어내고 '1조원 규모' 인도 보다폰 5G 장비 전량 수주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를 밀어내고 인도 3위 이동통신사 '보다폰 아이디어'로부터 네트워크 장비 대량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1~3위 통신사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며 현지는 물론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17일 인도 언론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자그비르 싱 보다폰 아이디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파트너인 삼성전자에 대한 최신 네트워크 장비 주문은 기존 중국 화웨이와 ZTE가 장비를 설치한 6~7개 권역에 5G 장비를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 CTO는 "모든 5G 배포는 삼성전자가 수행하고, 5G가 실행될 사이트에는 삼성전자의 4G 장비도 들어올 것"이라며 "운영 수명이 다한 중국 장비를 교체하는 것을 우선시하되 장비가 작동하는 한은 남겨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카르나타카, 펀잡 등의 지역에 화웨이와 ZTE로부터 공급받은 장비를 사용해 4G망을 구축해왔다. 해당 장비들을 삼성전자의 4G 혹은 5G 장비로 교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지난달 삼성전자 (KS:005930),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 3사와 올 4분기부터 3년 동안 4G·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36억 달러(약 4조9100억원)다. 이중 삼성전자 수주액은 20%에 해당하는 약 7조2000억 달러(약 9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릭슨과 노키아는 4G 장비만 담당하고, 삼성전자는 4G는 물론 5G 장비 전량을 공급한다.

중국산 대신 삼성전자 5G 장비를 선택한 이유로는 보안성이 꼽힌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기술 서비스 제공업체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지정된 기기만 네트워크에 연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장비에 대한 보안 위험성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화웨이와 ZTE 장비는 인도 국가 사이버 보안 코디네이터(National Cyber Security Coordinator, NCSC)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수주는 대중 제재에 따른 낙수 효과인 셈이다.

보다폰 아이디어는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계기로 5G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현지 5G 주파수 경매에서 3.3GHz와 26GHz 대역을 확보했지만, 재정 문제로 5G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향후 3년 동안 5조5000억 루피(약 89조3200억원)를 투자하고, 3년 내 7만5000개의 5G 사이트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4G망도 확대하기 위해 18~24개월 내 4만5000개의 4G 사이트에 신규 장비를 배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주요 통신사와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앞서 2022년 8월 인도의 통신 2위 사업자인 바르티에어텔과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12월 1위 릴라이언스지오와도 5G 무선 접속망(RAN)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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