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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요일" 美 영향에 코스피 3% '뚝'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양대 시장이 급락했다. 코스피는 3% 넘게 떨어지며 26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은 4%가량 떨어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83포인트(3.15%) 급락한 2580.80으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 종가가 26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9일(2588.43)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닥은 장중 최저 2578.0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8.62포인트(3.76%) 떨어진 731.7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장중 최저 729.32까지 떨어지며 73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 하락은 간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26.15포인트(1.51%) 내린 40936.93에 거래를 마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 PMI가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이 지속되며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는 중요한 이슈이지만 오늘과 같은 하락세는 지난 '블랙 먼데이' 급락에 따른 방어기제 표출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날 증시 변동성 확대로 특히 타격을 받은 것은 반도체 관련 종목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45%, SK하이닉스는 8.02% 떨어졌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조정받으며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던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뉴욕 증시에서 9.53%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주도주였던 엔비디아 (NASDAQ:NVDA) 조정으로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증시의 비선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의 향방은 미국의 움직임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미국 증시의 변화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주도 업종인 IT가 미국 빅테크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종목이 하락하는 현재 상황에서 오히려 수혜를 받는 종목은 2차전지와 전기차 관련 종목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유 본부장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의 관점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며 "전기차와 2차전지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밸류업'(기업가치제고)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 고유의 투자 포인트를 보유한 밸류업 종목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기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잠시 관망세를 보이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유 본부장은 "조정이 일정 부분 종료된 이후 주가는 회복하겠지만 V자 반등은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 후 재진입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